2020년 6월 갤러리 ‘Space ISU'를 오픈했습니다.
밝음에서 어두운 그림자까지, 빛은 미세하지만 다양한 음영의 영역을 지닌다. 또, 그것이 만나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깊이와 정취를 연출한다. 한지, 법랑, 옻 등 다양한 소재를 해석해 그를 빛과 접목시키는 권중모 작가의 작업들은 미묘하지만, 모두 상이한 질감의 빛으로 공간을 채운다.
예술을 통한 일상의 ‘새로보기’를 제안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감각들을 제시하는 스페이스 이수에서 공개하는 2021년 첫 기획전 ⟪라이트 하우스⟫는 빛과 빛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한지를 통해 은은하게 투과되는 따뜻한 빛에서부터 옻칠에 스미거나 유리를 통해 굴절하고 확산되며 손으로는 만질 수 없지만, 눈으로 만져지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스페이스 이수는 ⟪라이트 하우스⟫를 통해 조명, 빛 나아가 산란하는 빛으로 채워진 공간을 매개하며,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부드럽게 빛의 언어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빛의 음영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은 작업 안에서 조형적 요소로 드러난다. 한지에 주름을 잡아 그 겹쳐짐을 통해 다양한 층위의 빛을 표현하고, 또 여러 패턴을 차용하여 미적 요소를 가미한다. 이렇듯, 권중모 작가의 조명은 그 자체로서 오브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