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의 문화예술 공간 ‘스페이스 이수’는 수집가적 관점으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버려지거나 방치되었던 도시의 조각과 파편을 수집하여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한 도시 풍경의 낯선 이면을 조명하는 전시 «도시의 수집가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은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별난 수집가이자 평범한 일상적 사물을 아름다운 예술적 작품으로 변환시키는 연금술사이다. 작가들은 보잘것없고 심지어는 쓸모없어서 버려질 만큼 가치 없던 도시의 사물들을 발굴하고, 모으고, 해체하고, 재배열하고, 덧붙이고, 직조한 작업을 통해 익숙한 도시 환경을 생경한 풍경으로 뒤바꾼다.
아홉 명 작가의 다채로운 작업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도시 환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사물이나 건축 요소에서 도시의 낯선 모습을 포착하는 작가(마틴 보이스), 주변에서 수집한 일상적인 사물들을 의인화하여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고 불안하지만 아름답게 서로 지탱하는 우리의 삶을 투영하는 작가(강서경),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약을 재료로 문화적 소화불량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가(코디 최), 매혹적이지만 음울한 디스토피아적 풍경화로 오늘날의 시대상을 시사하는 작가(이불), 다양한 시각 재료를 잘라내고, 덧붙이고, 쌓아 올려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쌓인 도시 풍경을 탐사하는 작가(신로 오타케), 일어나고, 만나고, 걷는 일상적 행위를 세밀하게 기록하고 수집함으로써 시간의 본질을 포착하고자 한 작가(온 카와라), 구겨진 종이 한 장으로 예술의 본성을 묻는 작가(마틴 크리드), 도시에서 매일 배출되는 폐품으로 만들어진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우리 사회를 유쾌하게 통찰하는 작가(주재환), 도시의 버려진 쓰레기를 모으고, 엮고, 늘어뜨려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시키는 작가(엘 아나추이)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도시의 수집가들»전은 우리 주변의 일상과 도시 풍경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지각하지 못하던 도시의 낯선 이면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준다. 작가들의 별난 수집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우리 주변을 풍요롭고도 낯선 또 다른 시각으로 ‘새로 보기’를 제안한다.
스페이스 이수는 예술과 일상의 ‘새로 보기’를 제안하는 공간으로 2020년 이수그룹 본사 사옥의 로비를 재정비하여 개관하였다. 스페이스 이수는 이수그룹의 문화예술 후원을 통한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기획된 열린 공간으로서 도심 속에서 누구나 동시대 미술과 문화를 가깝게 접할 기회를 마련한다. 스페이스 이수는 예술이 ‘예술을 위한 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삶 속으로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동시대 미술과 함께 디자인, 가구,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채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스페이스 이수에서는 기획 전시 외에도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작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펠리(Pelée)›(2014)를 상설 전시해 2시간 30분간 100가지 색으로 물드는 공간 속에서 빛의 물질성과 숭고미를 체험할 수 있다.
마틴 보이스, ‹가을이 아니라 여름이었다›
Martin Boyce, It was Summer Not It’s Autumn
22003, powder coated steel, wire, chain, altered series 7 Arne Jacobson Chairs, 300x375 cm.
Installation view at Atelier Hermè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