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의 문화예술 공간 ‘스페이스 이수’는 2024년 3월 8일부터 5월 10일까지 리너스 반 데 벨데 개인전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를 개최했다. 스페이스 이수와 아트선재센터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회화,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가상적, 실제적, 평행적 우주에서의 순환적 내러티브를 탐구하는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 b.1983)의 작업 세계를 조명한다. 전시 제목은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I want to eat mangos in the bathtub while watching the sun, moon and clouds go by…)›(2023)라는 작품 제목에서 가져온 것으로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가 그림 그리기에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반 데 벨데는 이 인용문을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추상화 밑에 써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의 야수파(Fauvisme) 화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편 사실 자신은 실제로 떠나지 않고도 자기 집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작업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전에서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상상의 여행과 미술사 속 작가들과의 허구적 만남을 통해 흥미진진한 모험과 예술적 탐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전시는 반 데 벨데의 대표적 작업으로 잘 알려진 대형 목탄화(차콜 드로잉[charcoal drawing]) 외에도 신작 오일 파스텔화 및 색연필화와 함께 영상, 조각, 설치로 확장되어 가는 최근의 주요 작업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마치 자신이 태양광선 아래서 자연을 그리고자 했던 20세기 초의 외광파(外光派, Pleinairisme) 작가가 된듯한 ‘허구적 자서전(fictional autobiography)’에 기반한 작업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어 반 데 벨데의 최근 작업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스페이스 이수에서는 상상의 여행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영화 세트이자 조각인 ‹소품, 터널(Prop, Tunnel)›(2020) 외에도 공상을 하고 영감을 얻는 자리이자 여러 평행우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인 빈 침대를 그린 차콜 드로잉 그리고 탐험가, 예술가 등의 실존 인물들의 전기에 기반해 ‘허구적 자서전’을 담은 오일 파스텔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에밀 놀데(Emil Nolde, 1867–1956)나 알프레드 월리스(Alfred Wallis, 1855–1942) 같은 미술사 속 작가들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고 상상의 풍경을 그린 풍경화 등을 통해 외광파 작가로서의 반 데 벨데를 소개한다.
리너스 반 데 벨데는 자신의 작업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스스로 설계한 내적 여행을 떠나고 이를 작업으로 제시하는 작가다. 자신을 ‘안락의자 여행자(The Armchair Voyager)’라고 소개하는 반 데 벨데는 직접 여행하는 대신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미술 서적과 역사서, 여러 인물의 전기 등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상상력만으로 모험을 떠나길 즐긴다. 그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공상하는 능력(capacity for daydreaming)”이라고 말하며 발견된 이미지를 자신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상상력을 통해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반 데 벨데의 작업에서는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돌하며 긴장을 일으키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삶과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면적 시야를 열어준다.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전은 때로는 터무니없는 공상 같고 때로는 진지한 예술적 고민을 담은 작가의 내적 모험의 여정에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상상력이라는 무한한 힘을 생각해 보길 제안한다.
리너스 반 데 벨데(b.1983, 벨기에)는 회화, 설치, 조각, 영상을 아우르며 가상적, 실제적, 평행적 우주에서의 순환적 내러티브를 탐구한다. 그는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 미디어에서 클리핑한 이미지, 역사적 인물의 다큐멘터리 같은 일차적 사료를 바탕으로 작품마다 독특한 예술적 우주를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특히, 작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한 인물이 등장하는 작업에서는 도플갱어나 평행우주 개념을 예술적 전략으로 삼아 회화의 확장성을 모색한다. 그의 회화는 상단의 이미지와 하단의 텍스트를 조합하는 구조를 특징으로 하며, 이는 신문 같은 전통적 매체의 레이아웃을 차용한 듯하다. 이를 통해 관람자가 작가의 회화 안에 묘사된 상황의 현실성을 재고하도록 하고,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알레고리를 지속적으로 유추해 보도록 한다.
Space ISU, the cultural art space of ISU Group, presents the artist Rinus Van de Velde’s solo exhibition, I Want to Eat Mangos in the Bathtub. The exhibition runs from March 8 to May 10. I Want to Eat Mangos in the Bathtubis an exhibition that focuses on the art of Rinus Van de Velde (b. 1983), a Belgian artist who has explored cyclical narratives in imaginary, real, and parallel universes through various genres including painting, installation, sculpture, and video. In his solo exhibition at Space ISU and Art Sonje Center, Van de Velde uses imagined travels and fictional encounters with figures from art history to share stories of thrilling adventure and artistic exploration. In addition to the charcoal drawings for which he is best known, the exhibition also shares new creations in oil pastels and colored pencils, while focusing on major recent works that have seen him expanding into video, sculpture, and installation media. In particular, it is an opportunity to see his recent work rooted in fictional autobiography, where the artist seems to become one of the Pleinairisme practitioners of the early 20th century who sought to depict nature underneath the rays of the sun. Van de Velde’s work opens up a new, multifaceted perspective on life and art through the tensions that arise from collisions between the imaginary and actual, the fake and the real, and art and language, which generate tensions and blur the boundaries separating them. His solo exhibition is an attempt to join in his exploration of parallel universes and see how far the power of endless imagination can take us.
Rinus Van de Velde (1983, Belgium) explores circular narratives in virtual, actual and parallel universes by encompassing paintings, installations, sculptures and videos. He builds a unique artistic universe in each work based on primary historical sources such as photographs taken or collected by himself, images clipped from the media, and documentation of historical figures. In particular, the work in which a character with a similar appearance to the artist attracts the concepts of doppelgänger and parallel universe to his artistic practice and finds the expandability of paintings. His work features a structure of a combination of upper images and lower texts that seems to borrow classical media layouts such as newspaper. By borrowing this traditional layout, he encourages audience to reconsider reality of the situations which the artist describes in his paintings and to continuously infer an allegory between the image and the text.
김홍석, ‹침묵의 고독—가정주부›
Gimhongsok, Solitude of Silences—Homemaker
2019
resin, foam rubber, clothes, fabric
110(h)×94(w)×105(d)cm
size of textboard: 26×16cm